Good Day  2002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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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조약…15개국과 체결, 19명안팎 송환


    죄짓고 미국으로 튀는 이유는…'흉악범'만 아니면 활개

    '왜 우리가 미국으로 튀는지 아나 ?'
 
'최규선게이트'에 연루된 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의 미국 입국 및 도피 경위가 의혹투성이다. 최성규 전과장은 일본 홍콩 등을 거쳐 최종 은신처로 미국을 선택했다. 이에 앞서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한 혐의로 당국의 추적을 받자 해외로 달아난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도 미국행을 택했다. '진승현게이트'에 연루된 김재환 전 MCI코리아 회장도 일단 사건이 표면화되자 미국으로 달아났었다. 인터폴에 공조수사가 요청된 해외 도피사범은 2001년 말 현재 모두 640여명에 이른다. 이중 40%에 달하는 250여명이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죄를 짓고 외국으로 피신하는 사람들은 왜 미국을 선호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미국은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권국가'다. 인권이 모든 것에 우선시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피의자를 내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
 
지난 99년 12월 한국과 미국 간 범죄인 인도조약이 발효되기는 했지만 조약에 의해 범인이 송환된 케이스는 1건뿐이다. 미국에 체류 중인 국내 도피사범 가운데 90%가 사기·부도 등의 경제사범이어서 그들이 미국에 체류하더라도 자국민에게 해가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국 당국은 적극적인 수사를 펼치지 않는다. 특히 정치사범은 범인송환이 불가능하다. 범죄인 인도조약에 '피청구국이 정치적 범죄라고 판단하는 경우 인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
 
살인 등의 죄를 짓고 도피한 경우는 미국도 자국민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판단, 범인수사와 체포에 적극적이다. 체류하고 있는 도피사범이 비자완료나 취소 등으로 불법체류자가 돼 자국인들의 직업을 빼앗거나 경제적인 타격을 입힐 만한 여지가 있다 싶을 때도 이민국에서 수사 및 체포에 나선다.
 
지난 91년 대성그룹 사건 때 한·미 사상 최초로 범인을 체포·송환한 미국정부 공인 사설탐정 강효흔씨는 "한국에서 죄를 졌더라도 대부분 기소되기 전에 탈출한 사람들이라 유죄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라고 여긴다"며 "게다가 미국인들은 오직 불법체류 여부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수백만명의 불법체류자 중 한국인 몇명을 찾기 위해 온 힘을 쏟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땅이 넓다는 것도 도망자들이 미국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경찰청 외사과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 땅이 넓기 때문에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많다"며 "국내에서 미국으로 이민간 사람이 많은 만큼 연고자가 있다는 것도 국내 범죄도피자들이 미국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99년 부도수표 남발 및 사기혐의로 인터폴의 추적을 받다 체포된 강모씨의 경우 LA, 뉴욕, 새너제이, 휴스턴 등 미국 전역으로 옮겨다니며 도피생활을 했다. 한씨는 "전국을 이 잡듯 뒤지기에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너무도 광대하다"며 "미국에서 사람을 찾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낯설지 않고 적응이 쉽기 때문에 도피자들이 선호한다. 아무래도 영어가 편하고, 예전부터 미국문화에 길들여져 자랐기 때문에 막막한 땅에 혼자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적게 든다고. 미국에서는 돈만 있으면 사는 데 불편함이 없다. 국내 도피범들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큰 집을 소유하면서 경호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애경 기자 wasabi@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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